[서문강의 문화 노마드] 태국의 가면 춤극 콘

 태국의 고전 서사시이자 무대 위에서 춤과 음악, 연기, 가면으로 풀어내는 종합예술

 

[서문강의 문화 노마드] 태국의 가면 춤극 콘

 

 

안녕하세요, 서문강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지혜와 경험은 자연스럽게 문화가 됩니다. 사소한 것부터 특별한 것까지, 그 이야기를 따라 여러분과 함께 떠나보려 합니다. 이 여정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지냈던 세계를 다시 만나는 길입니다. 자, 함께 가볼까요. Let’s go. 

 

오늘은 태국을 대표하는 국민적 서사 이야기 전통 가면 춤극 ‘콘’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콘은 단순한 춤이나 연극이 아닙니다. 태국의 고전 서사시이자 국민적 이야기인 라마끼엔을 무대 위에서 춤과 음악, 연기, 가면으로 풀어내는 종합예술입니다. 라마끼엔은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에서 영향을 받아 태국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독특하게 발전한 이야기입니다. 선한 왕자 라마와 악의 세력인 라바나의 대결, 그리고 원숭이 장군 하누만의 활약이 중심을 이룹니다.

 

콘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가면입니다. 배우들은 얼굴에 감정을 직접 드러내지 않습니다. 대신 몸짓과 손동작, 고개를 돌리는 각도, 발걸음 하나로 감정을 표현합니다. 특히 하누만처럼 원숭이를 표현한 가면은 익살스럽고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얼굴을 가렸기 때문에 오히려 몸 전체가 얼굴이 되는 셈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콘의 배우들이 아무렇게나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손가락의 방향, 팔의 곡선, 발의 위치, 몸을 기울이는 각도까지 오랜 훈련을 거쳐 익혀야 합니다. 말보다 몸이 먼저 이야기하고, 음악이 그 몸짓에 호흡을 불어넣습니다.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것은 춤 같기도 하고 연극 같기도 하며, 때로는 한 편의 살아 있는 그림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콘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가면을 쓴 사람과 가면을 벗은 사람의 역할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콘에서는 가면을 쓴 인물들이 주로 몸짓으로 연기하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배우와 노래하는 사람,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가 따로 존재했습니다. 즉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예술가가 하나의 이야기를 함께 완성하는 공연이었습니다. 콘은 단순한 선과 악의 대결을 넘어 사랑과 충성, 용기와 욕망, 웃음과 비극이 어우러진 인간의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콘의 역사는 태국 왕실과도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왕실의 후원을 받으며 발전했고, 궁정문화의 중요한 예술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화려한 의상과 정교한 가면, 장엄한 음악은 그 자체로 왕실문화의 품격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콘은 궁궐을 넘어 일반인과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태국의 대표적인 전통예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유네스코는 2018년 콘을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했습니다.

 

작성 2026.09.10 09:13 수정 2026.09.1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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