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보내는 영혼의 편지] 윤동주

미워하는 마음만으로는 나를 바꿀 수 없어

 

[그대에게 보내는 영혼의 편지] 윤동주

 

 

안녕하세요. 마음의 쉼이 필요한 그대에게 빛처럼 살다 간 영혼들의 편지를 전하는 영혼지기 ‘자인’입니다. 지금, 이 순간, 그대의 마음이 잠시 비어 있다면 그 틈으로 영혼의 편지를 함께 열어보려 합니다. 

 

오늘은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시대를 살면서도 순수하게 내면의 의지를 시로 노래하여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시인 윤동주가 보내온 편지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대에게.

나는 별을 좋아했습니다. 밤이 깊어지면 창문을 열고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별은 멀리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내 마음과 가까웠습니다. 고향을 떠나 살아야 했던 날에도, 내가 어디에 있든 별은 같은 자리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별을 세었습니다. 별 하나에는 추억을 놓고, 별 하나에는 사랑을 놓고, 별 하나에는 쓸쓸함을 놓았습니다.

 

나는 1917년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났습니다. 지금은 중국 땅이 된 곳입니다. 어린 시절의 내게 고향은 넓은 들판이었고, 친구들과 뛰놀던 마을이었으며, 어머니의 품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라를 빼앗긴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고향조차 온전히 내 것으로 가질 수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시를 썼습니다. 처음부터 세상을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시를 쓴 것은 아닙니다. 그냥 마음속에 차오르는 것들을 어딘가에 적어두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시를 쓴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라가 어둠 속에 있는데 나는 책상 앞에서 시를 쓰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총을 들고 싸우는데 나는 펜을 들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작은 펜 하나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대여, 돌이켜보면 그때 내가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일은 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서시」를 쓰면서 다짐했습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바람에 흔들리는 잎새 하나에도 괴로워했던 것은 내가 유난히 약한 사람이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작은 흔들림조차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완전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두려웠고, 흔들렸고, 때로는 나 자신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자화상」에서는 우물 속에 비친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미워했다가 가엾어하고, 다시 그리워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에 좋아하고 싶은 나와 미워하고 싶은 나를 함께 데리고 살아갑니다. 나도 그랬습니다.

 

그대여.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 있습니까. 괜찮습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보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일부터 배워야 합니다. 나를 미워하는 마음만으로는 나를 바꿀 수 없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왜 아픈지 묻고,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나는 시를 쓰며 그것을 조금씩 배웠습니다.

1942년 나는 일본으로 갔습니다. 일본에서 공부하는 동안에도 나는 조국을 생각했고, 고향을 생각했고,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했습니다. 타국에 서 있으니 오히려 내 나라가 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체포되었습니다. 1943년 일본 경찰에 붙잡혀 재판을 받았고,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후쿠오카 형무소에 갇혔습니다. 그리고 1945년 2월 16일, 스물일곱의 나이로 그곳에서 생을 마쳤습니다. 조국의 해방을 불과 몇 달 앞둔 때였습니다.

 

그대여. 사람은 누구나 하나의 별입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어둠을 밝혀주는 별입니다. 그대의 삶도 누군가에게 그런 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그 별 너머에서 그대를 바라보겠습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을 사랑했던 스물일곱의 시인, 윤동주가 그대에게 이 편지를 띄웁니다.

 

 

이 편지가 그대에게 잘 전달되었겠지요. 이 편지를 덮는 순간에도 그대의 마음 한켠에 남은 작은 울림은 그대의 하루를 따뜻하게 해줄 것입니다. 저는 영혼지기 ‘자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2026.08.17 09:17 수정 2026.08.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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